180925


1. 8607님께

안녕하세요? 김창완입니다. 뼈가 드러나게 살이 빠지셨다니 제가 다 안쓰러운 기분이 듭니다. 근데 너무 예민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완벽주의거나. 


세상살이라는 게 그렇게 자로 잰 듯 떨어지지 않습니다. 좀 여유롭게 생각하세요. 제가 지금부터 동그라미를 여백이 되는대로 그려보겠습니다. (...) 마흔 일곱 개를 그렸군요. 이 가운데 v 표시한 두 개의 동그라미만 그럴 듯 합니다.


회사생활이란 것도 47일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입니다. 너무 매일 매일에 집착하지 마십시요. 그렇다고 위에 그린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하겠습니까 세모라고 하겠습니까?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20141204

창완


2. 광주에 가족들을 남겨두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평소엔 웃으면서 떠나던 길이었는데, 이번엔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엄마를 끌어안고 결국 울어버렸다.


이제 막 시작한 사회 생활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데도 뭐라도 해보겠다고 달려나가야만 한다는 사실은 무서웠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천천히 흘러가는 엄마 아빠의 시간을 내가 함께 할 수 없는 게 슬펐다.


“왜 울어?”

“출근하기 싫어”


거짓말은 아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