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06


“요새 좀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아.”


실험실 선배가 요즘의 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는 걸 전해 들었다. 아닌 척 했지만 내심 놀랐다. 나 생각보다 투명한 사람이구나, 이렇게 마음이 다 티나다니. 농담으로 은근슬쩍 넘어가긴 했지만 마음이 좀 찝찝하다.


사실 힘들다. 실험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힘들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간단히 말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삶’을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딱히 착한 사람이 되기를 강요받아서 이런 일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짧으면 2년 길게는 6년을 볼 사람들이다. 사이가 나빠지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솔직히 피곤한 일이다. 그렇다고 이런 피곤함을 아예 피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나 역시 더불어 살아가는 의무를 피할 수 없으니까. 운동을 하면 처음 며칠 간은 너무 피곤하지만 점차 익숙해지는 것처럼, 이런 식의 에너지 소모도 시간이 좀 지나면 기초 대사량의 영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