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01


자소서


이 세 글자만 써놨는데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다. 서류 마감이 벌써 2주 앞, 면접은 3주도 채 안 남았다. 한동안은 자소서를 써야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죽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이걸 어떻게 써야하나 막막하기까지 했다. 사회학과 소속 학회의 회장 경력이나 노어노문학과 부전공 같은 것들은 화학과 전혀 접점이 없었다. 하지만 이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 역시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자꾸 고민이 됐다. 이도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그동안 나는 요란하고 특별한 것 같았던 내 대학 생활을 뒤돌아보게 됐다. 이렇게 내세울게 없었나, 하고 씁쓸해하면서.


그런데 막상 집에 오니 이유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뭐 어때 이정도면 괜찮지, 하는 생각으로 자소서 파일을 열어 이것저것 메모를 했다. 하고 싶은 말들이 넘쳐났다. 내일은 꼭 자소서 1안을 완성시켜야지. 부디 면접 때까지 이 자신감이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