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23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의 무게를 느낀다바로 눈앞엔 없지만 언제나 함께였던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고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때론 덧없음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에겐 네가 그랬다. 우린 네 말처럼 3년 반아니 햇수로만 4년을 본 사이였다. 어쩌다 시간이 맞으면 만나서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무것도 아닌 시간들이 쌓이고 나니 이렇게 큰 의미가 됐다.


매년 가을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주고 받았던 것, 상술이라고 하면서도 빼빼로 데이나 발렌타인 데이같이 어떤 이름 붙은 날이면 작은 선물을 주고 받았던 것, 일본에 간 네가 돌아오는 날이면 선물을 주고 받았던 것. 그런 작고 사소한 것들이 눈처럼 쌓이는 줄도 모르고 우린 참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내 마음에 눈보라가 치게 된 줄도 모르고. 문득 둘러본 방안엔 네가 준 것들이 가득하다별 거 아닌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사이에 추억이 많았다정말 우습게도.



요즘 나는 자꾸만 멍해진다.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려다가 빼빼로를 보면 네가 준 빼뺴로가 생각나고, 그러다 너를 생각하고, 그렇게 가판대 앞에서 정처없이 헤매는 날이 늘었다.


너는 이제 더이상 내 시간에서 살지 않고 나 역시도 그렇다. 너에게 긴 안녕을 말하고 돌아선 뒤로, 시간의 무게를 느끼며 잠 못 드는 밤이 길어졌다. 

시간의 길 위에서 묻는다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