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5.25


요즘 로이킴 노래만 주구장창 듣는다. 뭔가 비슷한 노래를 하는 사람은 분명 많겠지만, 동갑내기가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마음에 더 확 와닿는다. 특히 이번 앨범에 있는 '상상해봤니' 들을 때마다 울컥. 건축학 개론에서 주인공들이 기억의 습작 들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어진다. 로이킴이 워낙 담담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서 그런가.




개인적으로는 할아버지와 카메라(정규 1집), 잘 있나요 그대(정규 2집), 북두칠성(정규 3집), 그리고 상상해봤니(미니)가 좋다. 카페 가서 과제 하며(ㅠㅠ) 듣고 있으면 대학생활의 낭만이 좀 생기는 것도 같고. 암튼 앞으로도 좋은 노래 많이 내줘요. 동갑내기가 멀리서 빕니다. 총총.



17.05.18



나이가 들긴 들었는지, 아니면 다 나은 줄 알았던 병이 또 찾아오려는 것인지 요즘 뭔갈 볼 때면 가슴이 찡하고 울컥 눈물이 날 것 같다.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런다 어쩐다 하는데, 글쎄 썩 그런 것 같진 않음. 왜냐면 오늘은 검은 사제들에 나온 돈돈이(강동원이 안고 다녔던 아가 돼지)가 아가토 님에게 쓴 편지를 보고 울었기 때문이다. 아이즈 [검은 사제들] 아가토님에게, 어느 돼지가 인류애 사라질 때마다 읽어야지


학교 갈 준비는 애초에 다 끝내놓고선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내 자신이 밉다. 지금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하고 원망해도 지금 당장은 소용이 없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다시 이 지루한 싸움을 할 때가 왔음을 받아들이는 것.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일단은 치킨을 먹자(?)


 

17.05.17



아 이거 쓰면서도 너무 어이없는데, 암튼 100D 메모리카드랑 SD 카드 리더기 잃어버렸다. 집에서... 그동안은 뭔가 '방이 정리가 안 돼서 그렇지 찾으면 나올거야' 했는데 방 다 뒤집어 엎어도 안 나오는 이유가 뭐냐고요 눈물이 나네 훌쩍... 원래 오늘 계획은 M3로 찍은 사진 전부 컴퓨터에 옮긴 다음 포트폴리오 만들기였는데 사진을 옮길 수가 없다 흑흑. 보통 방에서 물건 잃어버리면 이사 갈 때 짐 다 빼면서 찾아야 정상인데 난 이사 갈 때 잃어버린 물건 찾아본 적이 없다. 대체 내가 잃어버린 물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예전에 스윗소로우가 텐텐클럽 하던 시절에 잃어버린 양말의 도시가 어쩌구 했던 기억이 나는데, 내 방에도 잃어버린 물건들의 도시가 있는걸까. 암튼 맘이 소란소란하다. 돌아와줘 100D 카드...


17.05.16



캐논 아카데미에 다녀왔다. 강의에서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에 대해 다룬다고 해, EOS M6 정품등록 하고 나서 받은 아카데미 수강료 10% 할인 쿠폰도 쓸 겸 신청했다. 내가 신청한 강의는 [사진 인문학-미학]편. (나중에 수업을 들으며 안 사실이지만 사진 인문학 강의는 총 10강으로 구성되었고 미학 편은 그 중 네 번째 강의였다.)



수업을 듣기 위해 7시 반까지 캐논 압구정 플렉스로 가야했다. 서울에서 벌써 6년째 살고 있지만 압구정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에 압구정 카페도 찾아보고 맛집도 찾아봤는데, 정작 밥은 버거킹에서 먹었다. 카페도 익숙한 스타벅스로. 콜드브루 벤티 시켜놓고 또다른 참고 교재인 <한 장의 사진 미학>을 읽었다. 책이 얇아서 수업 전에 다 읽을 수 있겠지 했는데 아직 미학 용어가 익숙치 않은 탓에 1부도 다 못 읽고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에 들어갔더니 내가 수강생 중 가장 어렸다. 퇴근 시간대에 있는 강의라 그럴 수 있겠지만 나를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50-60대 정도로 보였다. 강의 들을 준비하면서 너무 당황스러웠는지 강의 필기한 노트 제일 윗줄에 "아카데미 강의실에 왔는데 내가 제일 어린 사람일 때 내가 느끼는 당황스러움을 서술하시오 (10점)" 하고 써놨다. 이 와중에 서술형 문제 내고 있는 사범대생...


강사 선생님께서 강의 노트를 나눠주셔서 중간중간 강의 노트에 필기도 하며 잘 들었다. 처음에 철학 파트는 그럭저럭 이해했는데 중간에 본격적으로 미학 다루면서 그냥 거의 필기하는 기계 됐음. 이건 미학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는 내 탓이다. 그래도 강의 중간중간 수업에서 다루는 개념이 잘 드러난 작품들을 함께 감상해서 그런지 강사님이 말씀하시는 것 중에 50% 정도는 이해한 것 같다. <밝은 방>에서 말하는 주요 개념들도 오랜만에 다시 짚어볼 수 있었고. 수업 중 미학에서 말하는 좋은 인물사진의 요소도 배워서 인물 사진을 주로 찍는 나에겐 아주 유익한 강의였다. 


수동적인 자세로 강의를 듣다가 어느순간 눈이 번쩍 뜨인 적도 있었다. 현대 사진 작품 중 사진작가 백승우 씨의 작품에 대해 배울 때였다. 사진작가 백승우 씨의 주 관심사는 현실과 비현실, 실제와 허구이다. 아래 첨부한 <Real World 1-001>을 보면 앞의 배와 빌딩은 미니어처 건물이지만, 뒤에 보이는 고가와 아파트들은 실제 건물이다. 이 둘을 한 프레임에 담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작가는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하고 묻는다. 그런데 이 설명을 듣고 있으니 니콜라이 게의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그림이 생각났다.




백승우, <Real world 1-001>. 2004. Digital Print, 127x169cm



니콜라이 게, 진리란 무엇인가(Что есть истина?), 233x171cm, 트레치야코프 미술관



이 그림은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에게 '진리란 무엇인가?'하고 묻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진리와 선의 상징인 예수는 어둠 속에 초라한 모습으로 서 있고, 악을 상징하는 본디오 빌라도는 빛 속에서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빛은 선과 진리의 원형적 상징이고 반대로 어둠은 악의 원형적 상징이다. 각 인물들이 그들의 상징성과 반대되는 위치에 놓여있는 모습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래, 도대체 진리란 무엇인가?' 하고 묻게 한다. 현대 사진 미술과 러시아 회화 작품의 소소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막 신이 나려는 찰나 아쉽게도 강의가 끝났다. 



올라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서 몰랐는데, 강의가 끝나고 보니 이렇게 아늑하고 예쁘게 꾸며진 계단이 있었다. 작품 구경하면서 내려가다가 강사님하고 만나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 분이 와서 놀랐어요, 하셨다 수업 듣다 느낀 러시아 미술과 현대 사진 예술과의 공통점을 짧게 이야기 한 뒤 강사님과 헤어졌다. 2시간 동안의 강의도 좋았지만 능동적으로 학습한 뒤 느낀 점을 강사님과 이야기했던게 훨씬 좋았다. 그것 때문에 다시 캐논 아카데미 수업을 듣고 싶어졌을 정도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면서 엄마와 짧게 카톡을 했다.



이상 25년 경력의 교사와 사범대 학생의 대화 정말 학생들은 믿지 않겠지만 가르치는 일은 매우 괴롭고 그에 비하면 배우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물론 나는 학생들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학교에서 수업 듣는 건 재밌는데 학교 가는 건 재미없고 힘들거든. 우리 학교 너무 산 속에 있어:( 





17.05.15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났더니 문자가 몇 통 와 있었다. 요즘 이것저것 시킨 게 많아서 택배 문자인가 하고 꽤 오래 확인을 안 하고 있었는데, 점심 쯤 확인해보니 작년 교생실습 기간에 담임했던 아이들이 보낸 문자였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스승의 날이다.






따지고보면 난 진짜 선생님도 아니었고 교생실습에 임하는 나 역시 썩 진지한 마음은 아니었는데, 막상 학생들이 나를 '선생님'으로 기억해주니 기뻤다. 내가 아이들에게 갖고 있는 애정을 보상받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고. 그러나 선생님은 아침 수업 자체휴강 했단다 룰루





17.05.14



모든 노력과 양보가 무의미해지고 절대 넘지 못할 벽 하나만 남았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노력했는지 허무하기만 하다. 신뢰가 사라진 자리가 공허하다. 함께 했던 시간이 빛을 잃고 바래진다. 신경치료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마음이 많이 힘든건지 계속 머리가 아프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푹 잠들고 싶다.


17.05.12




본격 영롱보스 내 카메라 자랑하는 글



처음 쓴 미러리스 M3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또 미러리스를 산다면 캐논에서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말인가 올해 초에 EOS M5가 나왔다는 메일을 받고 엄청난 구매 충동이 일었다. 물론 빈곤한 잔고를 본 뒤 곧바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지만... 그런데 EOS M6는 대놓고 팔려고 보낸 메일도 아니고 그냥 확인할 게 있어서 잠깐 들어간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고 푹 빠져버려서 몇 주를 끙끙 앓았다. 특히 M6 실버 모델. 2017년 4월 중 출시된다고 해 돈을 모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돈을 다 모으고 나니 캐논 이스토어에서 바디와 전 렌즈 키트가 다 품절이었다. 급하게 오프라인 매장에도 다 전화를 돌렸는데 모든 곳에서 '전국 품절'이라는 말만 들었다. 돈이 있는데도 카메라를 사지 못한다니 이게 무슨 말이요 캐논 선생... 그 때 M3를 팔려고 중고나라를 자주 들락날락 하면서 카메라는 못 팔고 엉뚱하게 M5 바디, 올림푸스 미러리스, 거기다 (사진이 정말 예쁘게 찍히는 똑딱이 카메라) 리코 gr2 등에 홀리는 바람에, 밤마다 핸드폰을 붙잡고 '판매자한테 연락을 해 말아?' 했다.



숱한 유혹을 견디던 어느 날, 별 생각 없이 이스토어에 들어갔더니 M6 재고가!!! 너무 기뻐서 30초도 고민하지 않고 바로 M6 실버 바디를 주문했다. (주문확정이 된 뒤에도 계속 사이트를 들락날락 했는데, 내가 주문하고 한 시간도 채 안 돼서 실버 바디랑 실버 15-45 키트가 품절되더라) 하필 5월 첫주 연휴 중에 주문을 해서 배달까지 최소 일주일은 걸릴 것 같았다. 카메라 빨리 받고 싶어서 연휴 내내 시간이 빨리 지나라고 빌었다. 살다 살다 이런 날은 또 처음이네.



5월 8일. 카메라가 출고됐다! 택배사는 일양택배. 처음 들어본 택배사라 검색을 좀 해봤더니 온갖 욕이 뜨더라. 대부분의 욕은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 2주쯤 뒤에야 배달되는 거 아닐까, 내 카메라는 무사할까, 하고 계속 안절부절 했다. 배송조회 페이지를 두 시간에 한 번씩 새로고침 한 듯. 9일은 또 대선날이라 당연히 택배사도 쉴 거라고 생각했는데, 9일날 잠깐 학교 간 사이에 택배 기사님이 왔다 가셔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카메라를 만날 수 있었다. 서울권에 한정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일양택배 배송도 나름 빠르고 기사님도 매우 친절하시다. 






우여곡절 끝에 내게 온 EOS M6 실버. 손에 올려놓고 찍을 수 있을만큼 작고 가볍다. 미러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휴대성이고 그건 곧 미러리스의 무게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카메라를 고를 땐 무게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데 이 정도면 매우 만족! 그런데 확인해보니 M6가 전에 쓰던 M3보다 약 30g 정도 더 무겁더라. '괜찮아 M5는 100D보다 무거웠으니까...'라고 말하며 현명한 소비한 척 하기


확실히 EOS M3의 후속모델을 표방하고 나온 만큼 외관부터 실제 사용감까지 M3와 아주 비슷하다. 뭐 여러 차이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셔터음이 조금 더 묵직해졌다는 것과 카메라 내에서 RAW 파일을 편집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처음 100D를 받았을 때 사진 좀 전문가처럼 찍어보겠다고 책에서 배운 대로 사진을 전부 RAW 파일로만 찍었다가 컴퓨터에서 포토샵으로 RAW 파일 편집을 못해서 그 사진들을 다 못 쓰게 되었다는 웃픈 추억(...)이 있다. 카메라 내에서 RAW 파일을 편집하고 현상하는 기능은 미러리스 중급기로 만들어진 EOS M5부터 탑재됐는데, 캐논에서 나름 보급기 라인으로 밀고 있는 M6에도 이 기능이 있었다. 이정도면 M5 살 돈으로 M6 사고 남은 돈으로 미러리스 렌즈도 살 수 있으니 전문 사진가가 아니라면 M6를 사는게 훨씬 합리적인 소비 아닐까. 이렇게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망원렌즈랑 기본 줌렌즈 합리화하기 




예산 문제도 있고 평소에 사진을 단렌즈로만 찍어서 M6는 바디만 샀는데, 막상 카메라를 받고 나니 아예 15-45 키트를 살 걸 그랬나, 싶다. 그러면 M6로 달 사진도 무리 없이 찍을 수 있을텐데. 하지만 망원렌즈를 살 거니까 괜찮아!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더 찍어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M6 아주아주 만족하고 있다. 수많은 결정적 순간을 함께해주길.




17.05.09




이제 슬슬 대학원 입학(혹은 새로운 진로(?) 개척)을 위해 텝스를 볼 때가 돼서, 오랜만에 텝스 시험 접수했다. 한참 분석방에서 인턴하던 때 방장쌤하고 내기하면서 두 번 정도 봤던 게 벌써 2년 전 일이다. 생각난 김에 2년 전 시험 점수를 확인해봤더니 엉망진창이다. 하나는 아침 시험이라 가서 조는 바람에 청해 점수가 엉망이고 독해는 1급, 아침 시험의 폐해를 온 몸으로 경험한 뒤에 오후 시험 응시했더니 청해 점수가 70점이 올랐다. 그런데 독해 점수가 떨어져서 결국 무난한 점수. 그래도 이 땐 방송사 인턴 생각하면서 영어 공부 나름 했던 때 같은데(...) 지금 보면 또 얼마나 점수가 떨어지려나. 결국 나 자신의 영어 실력에 대한 강한 불신으로 얼마 전부터 동기들과 텝스 스터디를 시작했다. 지금은 같이 단어만 외우는 중인데, 따로 청해나 독해 연습도 좀 해야 될 것 같다. 일단 목표점수는 800점이다. 그동안 영어 공부를 소홀히 했으니 텝스 점수가 한 번에 목표치 만큼 잘 나올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에 목표달성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12월에 볼 토르플 준비에 집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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