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1.06


어제는 길 한가운데에서 소리내 울 정도로 감정소모가 심했던 날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멍하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 늘 지나가던 언덕에 고양이가 누워있었다. 시선이 도로 위로 길게 늘어진 창자에 닿고 나서야 고양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어떻게 수습해줘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 하다가 결국 그대로 자리를 피했다.


오늘 아침 그 언덕을 다시 내려가자고 마음 먹었을 때 고양이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가로등 불빛에 가려져 미처 보지 못했던 핏자국만 도로에 남아있었다.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도로 한 가운데에 죽어있는 고양이가 더 다치지 않도록 수습해줄 용기도 없으면서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쉽게 말하는 나 자신을 견딜 수 없었다.


외면해서 미안해. 부디 편히 쉬기를.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