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11


처음 카메라를 사겠다고 했을 때 아빠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진 찍는 취미를 들이면 돈을 많이 쓰게 된다. 처음엔 카메라로 시작하지만 끝에는 차를 사게 되어 결국 종말이 좋지 못하게 된다."


그 때까지만 해도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을 썩 귀담아듣지 않았기 때문에(물론 지금도 안 듣는다) 크게 신경쓰지 않고 M3를 중고로 샀었다. 그게 작년의 일이다. 그리고 열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나는 새로운 미러리스와 필름 카메라 두 대를 가지고도 새 필카를 사고 싶어 중고 카메라 사이트를 배회하는 폐인이 되었다. 


처음 미러리스를 살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진을 좋아하진 않았는데, 어째 필카를 손에 잡은 이후로 완전히 덕후가 돼버렸다. 그래서 요즘엔 다른 일을 하다가 사진이 너무 좋아서 사진작가가 됐다거나 아예 현상소를 차렸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남 얘기 같지가 않다. 





요즘 나는 작고 귀여운 롤라이에 꽂혀서 끙끙 앓고 있다. 이렇게 작고 귀여운데 결과물까지 완벽한 카메라라니! 나같은 세미 대학원생에게 꼭 필요한 카메라다. 대학원 입시만 끝나봐라 반드시 지르고 말테다.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