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이 점점 추리에서 액션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오래된 팬의 마음에선 새로 개봉하는 극장판을 안 볼 수가 없다. 난 완전 액션물 같았던 순흑의 악몽도 엄청 재밌게 봤고 더군다나 이번 극장판의 중심인물인 핫토리 헤이지는 내 차애캐니, 개봉 소식을 보고 홀린 듯 예매할 수 밖에.

 

이번 극장판은 (과학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몇몇 액션씬이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추리물에 가까운 편이다. 관객들을 한 번 낚는 가짜 범인도 한 번 나오고, 흑막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허점을 찾기 위해 같이 머리를 쓰게 된다. 흠이 있다면 흑막이 누군지 너무 티가 금방 난다. 거의 전반부쯤에 '아 저 사람이 범인인가?' 하게 됨.

 

명탐정 코난 특유의 쌍방삽질하는 러브라인만 빼면 스토리 자체엔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 다만 재미가 없었다. 특히 중심 소재인 카루타는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나오는데, 카루타의 규칙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설명해주지 않아서 영 몰입이 안 됐다. 자기네들은 명절 놀이니까 따로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기왕 다른 나라에 수출까지 할 거면 설명을 좀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일본 사람들이야 카루타 경기 장면에서 손에 땀을 쥐었겠지만 난 잠이 와서 죽는 줄 알았다. 작가의 여성관이 반영된 빻은 여캐가 너무 비중있는 캐릭터로 나와서 보는 내내 괴롭기까지 했다.

 

암튼 순흑의 악몽과 달리 엄청 실망해서 이제 극장판은 안 봐야겠다 했는데, 결심하자마자 쿠키 영상에서 아무로가 '제로'라고 말했다. 코난에서 검은 조직의 언더커버들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내가 무슨 힘이 있나요, 또 보러 가야지. 이쯤 되면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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