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 27도, 최고기온 34도. 날씨 : 습하지만 맑음.

 

 

교토에서의 이틀이 눈 깜짝할 새 지나고, 아침 일찍 오사카로 이동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JR을 타고 이동했던 것 같다. 일본에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는 날이라 아침부터 좀 들뜨기도 했지만 긴장감이 제일 컸던 것 같다. 부모님들 없이 우리끼리만 가는데, 일행 중 내가 제일 맏이인데다가 유일하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 암묵적인 리더가 됐다. 원래 나서기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외국이라 그런지 부담이 좀 생겨서 오사카 가는 내내 '지하철 어떻게 타고 가지' 하고 생각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기 전에 호텔 앞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라아게 정식 파는 곳이었는데, 모형에서 대중소 차이가 커보이지 않아 막 주문했다가 다들 기겁했다. 저 가라아게가 중자라니 믿어지나요. 결국엔 다들 왕창 남겼다. 사실 맛있었으면 다 먹었을텐데 맛이 없었다. 너무 짜고 느끼해서 나중엔 헛구역질도 했다.

 

 

밥 먹고 편의점에서 각자 음료수도 산 다음 역으로 갔다. 역무원에게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는 법까지 잘 물어봐놓고 엉뚱한 방향의 지하철을 타서 한 세 정거장 정도 반대로 갔다. 일행들한테 미안하다고 하긴 했는데 사실 걔네는 내가 지하철 잘못 탔을까봐 긴장하는 동안 아랑곳 않고 핸드폰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좀 쌤통이다 싶었음.

 

 

 

유니버셜 스튜디오 오자마자 지나가는 일본인들한테 부탁해서 인증샷부터 찍고 바로 해리포터 존으로 직행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오고 싶었던 단 하나의 이유. 해리포터 존!!! 호그와트 보는데 진짜 눈물 날 뻔 했다. 나는 아직도 호그와트에서 편지를 보냈다고 믿는다. 아마 우체국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나한테 입학 허가서가 안 왔을 것이다. 라고 간절히 믿는 대졸 예정자

 

 

사실 선재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있었는데 아무래도 각자 일행도 있고 일정도 있다보니 만나질 못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중간중간 메론 소다 같은 거 사먹으면서 돌아다녔다.

 

 

원래 계획은 도톤보리에서 저녁을 먹는 거였는데 도저히 식당을 찾을 수 없어서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리어 분께 여쭤보니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밤 열한시 반까지 하는 '아우토반'이 있다고 해서 다들 움직였는데, 알고보니 '아우토바쿠'였다. 아웃백이었음.

 

아웃백도 자리가 없어서 다들 흡연실에 앉았는데, 담당 서버 언니(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언니가 맞겠지...?)가 너무 친절했다. 느닷없이 일본어 담당이 된 내가 더듬더듬 7명의 식사를 주문하는 동안 웃는 얼굴로 경청해주고 주문 확인이 끝난 뒤에는 일본어 너무 잘한다고 칭찬까지 해줬다. 식사하는 중에도 콜라를 다 마실 것 같으면 바로 달려와서 '리필해드릴까요?' 하고 물어봤다. 우리가 떠나기 전엔 다가와서 중국인이냐고 물어보지 않고 '한국인이세요?' 하고 물어봤는데 알고보니 한인 2세대였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두 달이 가까워지는데, 그 웃는 얼굴과 친절한 목소리가 아직도 선명하다.

 

 

 

 

  1632   9  17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