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 27도. 최고기온 38도. 날씨 : 흐림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해외여행! 아침 비행기라서 새벽에 리무진 버스를 탔다. 가는 길에 고속도로에 물안개가 잔뜩 꼈는데, 하필 내 자리가 기사님 바로 뒷자리라서 너무 스릴 넘치고 공포의 질주였다. 덕분에 한숨도 못 자고 인천공항에 도착. 면세점에서 샀던 화장품들을 찾고 잠깐 대기했다가 비행기를 탔다. 고작 인천에서 오사카로 가는 거라 크게 기대 안 했는데 기내식을 줬다. 시나몬 롤 한 개랑 미니 파인애플 세 개를 먹고 요플레까지 챙겨 먹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하우스 보다가 까무룩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까 간사이 공항이었다.

 

 

 

 

실은 비행기에 탔을 떄까지만 해도 '일본이 뭐 얼마나 우리랑 다르겠어?'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공항에 내리자마자 너무 당황스러웠다. 일단 표지판엔 죄다 일본어랑 영어뿐이고,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공항 직원들은 모두 일본어로만 말했다. 여행 오기 전까지 일본어 공부를 조금 하긴 했지만 그건 정말 히라가나를 겨우 외운 정도여서, 눈 앞에서 현지인들이 일본어로 대화하는 상황 자체에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그러나 여행을 하는 동안 돈 쓰는 분야 한정으로 일본어 회화가 엄청 늘었다)

 

 

 

 

공항에서 하루카 특급 열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갔다. 하루카는 입석칸과 지정좌석칸이 따로 있는데 가격차이가 좀 나서 그런지 지정좌석칸에는 우리 가족만 있었다. 덕분에 조용히 풍경 구경을 하면서 갈 수 있었다. 창 밖엔 온통 키가 작은 단독주택들 뿐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숨이 막힐 정도로 바쁘게 지내야 했던 서울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서울 생각이 났다.

 

 

 

 

 

교토에 도착하니 체크인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다함께 교토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마침 호텔 근처에 히가시혼간지()라는 절이 있었다. 시간도 보내고 관광도 할겸 구경하면 좋을 것 같아 로비에 짐을 맡기고 움직였다.

 

 

 

 

 

 

여행 갔을 때 일본 날씨가 워낙 흐려서 사진이 다 채도가 낮다. 그 날 썼던 여행 일지에도 '일본은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채도가 낮았다. 건물에 쨍한 느낌이 없다. 이런게 일본 느낌인가' 라고 돼 있다. 그래도 교토 시내 사진은 좀 봐줄만 하다. 히가시혼간지 사진 보다는...

 

 

 

 

 

 

 

 

 

 

 

지금까지 찍은 사진은 모두 포토샵으로 보정했다. 일단 라이트룸이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라이트룸으로 만진 사진은 예쁘긴 하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나서 어쩐지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히가시혼간지 사진은 포토샵으로 아무리 보정을 해도 건물 자체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아서 모두 라이트룸으로 보정했다. 

 

일본 건물들은 보통 아기자기한 편인데, 히가시혼간지에는 큼지막한 건물들이 많았다. 일본 최대의 목조건물(이라고 잘못 쓰여있는) 고에이도는 정말 웅장한데 또 자세히 보면 세밀한 표현들이 있어서 사진 찍고 구경하는 내내 감탄했다. 엄청 정교하고 비싼 레고로 사원을 만들면 이런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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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체크인하기 전에 먹은 KYK 등심&안심 커틀렛. 원래 돈까스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어른들이 돈까스 먹자고 하셔서 갔다. 직원은 일본어밖에 못하고 우리 테이블은 다 영어 밖에 못해서 손짓발짓 다 해가며 주문을 했다. 튀긴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해서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돈까스가 엄청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먹는 내내 '맛있어!' 했다. 돈까스를 좋아하는 짝꿍한테 사진을 보내줬더니 '돈까스 싫어해서 나랑은 안 먹었잖아!' 하고 한껏 속상해하더라. 그래서 한국 온 뒤에 같이 돈까스 먹으러 갔다.

 

 

 

 

 

저녁으로 먹은 회전초밥. 7명이서 17만원어치 먹었다. 먹고 싶은 초밥이 레일에 없길래 그냥 메뉴판 보고 주문해서 먹었다. (이때부터 구글 번역기+네이버 일본어 회화사전+일본어 강의 블로그 세 가지를 번갈아가며 살펴보고 더듬더듬 말하기 시작했다.) 참치뱃살 초밥은 기름진 거 알고 시키긴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느끼한 맛이라 딱 한 접시만 시켜먹었다. 광어 지느러미 초밥은 이상하게 너무 비려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음... 정작 가장 맛있게 먹었던 참치초밥이랑 도미초밥 사진이 없다. 아, 갑자기 초밥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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