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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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구치 켄타로하면 아무래도 카베동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입덕이랄 것까진 없지만 암튼 나도 그 카베동 영상을 보고나서 홀려버렸기 때문에 오글거림을 참고 견디며 <히로인 실격>을 꾸역꾸역 봤다. (걱정했던 것만큼 오글거리진 않았다.) 켄타로 필모를 쭉 훑으며 중판출래도 보고 했는데, 검색해보니 일본에선 작년 가을에 새 영화가 나왔다고. 심지어 예고편을 보니 재밌을 것 같았는데, 뭐 어떻게 구할 방법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굴르다가 롯데시네마에서 단독상영한다는 기사를 보고 냉큼 보고 왔다. 

 

 

 

 

 

리쿠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LP판을 가지고 있다.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아오이의 죽음을 목격한 그는, 아오이를 구하기 위해 그리고 아오이가 없는 세상에서 살지 않기 위해 인생 레코드로 시간을 돌렸다. 

 

 

 

 

 

 

기사에선 '일본판 어바웃타임'이라고 홍보를 하던데, 비록 오래전이지만 <어바웃타임>과 이 영화 둘 다 본 내 입장에선 이 영화가 주는 울림이 훨씬 컸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상상하기 힘들다. 나는 가끔 짝꿍의 죽음을 상상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걸 목격하는 꿈을 꾸기도 하는데, 그러고 나면 깊은 우울감에 휩싸인다. 단순히 '가슴이 아프다'라는 말로 그 때의 고통을 다 담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쿠의 헛된 노력과 욕심, 이기심을 응원했다. 아오이는 시간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라고 화를 냈지만 그 때도 난 리쿠의 편이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영영 멈춰있고 싶은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니까. 

 

죽음이 두렵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무섭다. 죽음을 지켜보는 것 역시 그렇다. 나는 죽고 싶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앞으로 이별할 날 역시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요즘 차라리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바보 같은 생각인 걸 알지만...

 

 

 

 

 

여담이지만 켄타로 얼굴 잘함...아주 잘함. 영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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