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부터 12월 24일까지 읽었다.



셔터를 누를 때 세상의 모든 구석에서 빛 무더기가 흘러나와 피사체를 감싸주는 그 마술적인 순간을 그녀는 사랑했을 테니까. 그런데, 셔터를 누른 직후 뷰파인더 속 그 빛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나면 권은도 알마 마이어처럼 더 외로워지고 더 쓸쓸해졌을까.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프레임 밖의 풍경처럼, 그 이야기는 이제 내가 확인할 수 없는 영역속에 있다. 어쩌면, 영원히. (p.29)


반장,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지 알아? 편지 밖에서 나는 고개를 젓는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반장, 네가 준 카메라가 날 이미 살린 적이 있다는 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 (p.31)


그녀는 당장이라도 메이린에게 답장을 쓰고 싶었다.

사는 게 원래 이토록 무서운 거니, 메이린?

그렇게, 묻고 싶었다. (p.144)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 있다는 감각에 집중하면 좋겠구나. 그 순간, 라오슈의 그 말이 알을 깨고 나오는 작고 연약한 생명체처럼 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눈을 뜨고 깃털을 돋우는 듯했습니다. 떠올릴 때마다 경이로운 그 말을, 라오슈, 저는 한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p.157)

  1632   9  17

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