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에 읽었다.



나는 피곤했고 할 일이 많았다. 돈을 많이 벌어 남향에 부엌이 분리된 집으로 이사하고 싶었고, 더 더워지기 전에 샌들을 사고 싶었다. 커피를 고를 때 오백원 차이로 망설이고 싶지 않았고 늘어난 속옷도 싫었다. 더이상 발을 들이면 모든 게 엉망이 될 게 뻔했다.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나는 너를 보러 갔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p.107)


너는 일생을 사랑하는 걸 취미로 삼은 사람이었다. 본 영화도 읽은 책도 들은 음악도 많지 않았지만 사랑만은 지치지 않고 꾸준히 했다. 어느 날 고통에 못 이긴 듯 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더 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아. 병이야.


그러나 내가 너의 병이 된 적은 없었다. 너의 병이 나만은 비껴갔다. 나는 이것이 두고두고 서운했다.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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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