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에 읽었다.



'잊어버려' (p.108)


"너도 나도, 지켜야 할 건 이제 만들지 말자."


지금 이렇게 두 팔을 둘러 오히려 조금 전보다 포옹을 견고히 하면서 할 말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조각은 잠자코 들었다. (p.245)


그 때 조각의 등 뒤로 노인의 혼잣말이 들려온다. 

"어디 갔어......혼자서는 움직이기도 힘든 사람이. 내가 잡아줘야 하는데. 내가 지켜줘야 하는데." (p.254)


희미해지던 양치식물의 냄새가 사라지고 그녀는 투우의 눈을 감긴 다음, 역시 무심코 중얼거린다.

"이제 알약, 삼킬 줄 아니." (p.326)


그러나 이 순간 그녀는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자신의 손톱 위에 얹어놓은 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며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그래서 아직은 류, 당신에게 갈 시간이 오지 않은 모양이야. (p.342)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개-꽃이었는지도 모르겠다-를 키워봐야 한다, 는 말을 어떤 방송에서 본 적이 있다. 언젠가 사라질게 분명한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그래야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조각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어쩌면 그것을 무용으로부터 배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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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