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에 읽었다.


트위터에서 한창 이 책을 추천하는 유행이 불었다. 결론은 역시 트위터 추천은 한 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사실 처음 읽었을 때까지만 해도 별 3개 반 정도 급은 된다고 생각했는데, 최진영 작가의 <해가 지는 곳으로>를 읽고 난 뒤에는 별 1개도 아깝다고 결론 내렸다.


<82년생 김지영>은 작품이 고발하는 성차별의 부조리함과 별개로, 그 문학적 가치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딸에 대하여> 역시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억압받는 대상인 여성이자 동시에 사회 전체에서 존재를 부정 당하는 퀴어인 등장인물들이 세상의 부조리함과 맞서 싸우고, 주인공인 '나'는 자녀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그들을 지지하게 된다는 이야기. 여성 퀴어들에겐, 아니 더 넓게 말해서 퀴어들에겐 요즘 말로 이야기하자면 '사이다'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작위적이다.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인물들은 모두 생명력이라곤 없고 인형들 같다. 중증 치매환자로 병원에서 점점 존엄함을 잃고 죽어가는 할머니도,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를 얻기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는 딸도, 그리고 가족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작은 투쟁을 이어가는 딸의 연인도, 모두 도구처럼 소모된다. 이 때문에 이 글은 퀴어 뿐만 아니라 퀴어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쓰여진 것처럼 보인다. 결과적으로 완성도를 떨어트렸을 뿐 아니라, 이 책에 대해 곱씹어 볼수록 불쾌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화제성을 위해 퀴어를 이야기의 재료로 하는 것은 게으른 일이다. 이제는 퀴어에 대해 '잘' 이야기 할 작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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