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정은 어린이 대공원을 가는 거였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짝꿍의 핸드폰 고장으로 인해 강변 테크노마트에 갇혀버렸다. 나랑 짝꿍의 쇼핑 스타일이 다르다는걸 이 날 실감했다. 나는 복잡하고 자질구레한 것들을 싫어하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면서 가장 싼 가격에 핸드폰을 사더라도 결국 가격을 흥정하면서 돌아다니는 데에 낭비한 시간을 합치면 더 손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짝꿍은 그 넓은 강변역을 몇 바퀴씩 돌더라. 어차피 가격이 다 거기서 거기니까 적당히 돌고 나가자고 말을 했는데도 한 번만 더 보자고 하면서 우기는 바람에 1시에 들어온 테크노마트에서 4시가 다 돼서 나갔는데, 별로 싸게 사지도 못했다. (다시 생각하니까 또 화나네.) 이 날 EOS 30으로 처음 출사가는 날인데다 지독하게 스트레스 받았던 시험기간이 끝난 기념으로 큰맘 먹고 어린이 대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짝꿍이 다 망쳐버렸다는 생각(이 아니라 사실이지만)에 결국 지하철 역에서 엉엉 울었다. 짝꿍은 공감능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라 동행한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움직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이 착한 것과 별개로 길게 갈 사이는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뭐 어찌됐건 어린이 대공원은 갔다. 생각보다 동물이 꽤 많더라. 염소, 사슴 이런 평범한 동물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사자도 있고 호랑이도 있었다. 늘 그렇듯 단렌즈를 물려서 나왔는데, 이 날 사진을 찍으면서 처음으로 줌렌즈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결국 줌렌즈를 샀다. 광각에서 준망원 화각이라 28-105를 많이들 추천하던데, 마침 또 중고나라에 올라와 있어서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구입했다. 잠실역 부근에서 렌즈를 직거래하고 돌아가는 길에 제2롯데월드 사진을 찍었다. 크롭 없이 이렇게 찍을 수 있다니! 새삼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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