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 카메라 특유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로모그래피 필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로모 필름을 샀다. ISO 100이라서 어지간하면 조리개를 풀로 개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돈을 더 들여서 로모 필름을 산 보람이 있었다.

 

로모그래피 필름은 코닥하고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약간 바랜 듯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색감이 어느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풍부하고 따스한 편이었다. 입자가 곱고 해상력이 좋은 것도 잘 느껴져서 좋았다. 하지만 너무 불편했단 말이지. 딱 ISO 200짜리 로모 필름이 나오면 좋을텐데.

 

 

 

솜을 아무렇게나 뜯어 던져놓은 것 같은 구름. 구름은 보통 하늘에 붙어있는 것 같은데 또 가끔은 땅과 하늘 사이의 어딘가쯤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저 하늘 너머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위의 세 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들이다. 나름대로 이 롤의 베스트 컷. 어쩜 노이즈도 없이 이렇게 예쁜 사진이 나올까. 사진은 어떤 필름을 쓰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 롤을 현상하고 처음 알았다. 덕분에 이번 달에는 다양한 종류의 필름에 도전해보게 됐다.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했을 땐 참 많은 말을 들었지만 모두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 같았다. 사진은 위험한 취미라는 말은 늘 흘려들었고, 사진 속엔 그 날의 온도 같은 것들이 담긴달지 하는 말들이 늘 닿을 듯 말 듯 했다. 

 

그런데 필름을 현상하고 나서야 사진에 딸려오는 수많은 말들이 어디에서 나오게 된 건지 깨달았다. 사진은 빛의 마법이라더니, 정말로 사진에 홀려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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