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부터 9월 6일까지 읽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서야 나는 내가 우울증인 것을 알았다. 물론 그 전부터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긴 했지만, 검사를 받고 본격적으로 내 병을 진단받은 뒤부턴 일상이 망가졌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쳐봤지만 다 엉망이 돼버렸다. 두부로 탑을 쌓으며 사는 것 같았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 쌓아도 다 뭉개져버리고 말았던 날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내가 표준에서 튕겨나왔다는 사실을 꺠달았다. 과제를 하고 시험을 보느라 밤을 새기 바쁜 동기들을 보면, 효율적이고 근면성실한 사람들의 세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있는 기분이 들었다. 남들보다 몇 십배는 예민하고, 그래서 몸이며 마음이 자주 아픈 사람은 이 세계에서 배제된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를 어떻게 볼까.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늘 괴로웠다. 제발 누군가는 이렇게 엉망진창인 나라도 따스하게 지켜봐주기를 기도했다. 


<쇼코의 미소>는 보통의 삶에서 튕겨나간 사람들을 따스하게 지켜보고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 책 자체가 슬펐다기보단, 책을 읽는 내내 사람이 그리웠고 또 사람이 내 곁을 떠날 일이 무서웠다. <미카엘라>를 읽을 땐 엄마가, <비밀>을 읽을 땐 외할머니가 생각나서 울었다. 어릴 때부터 나에겐 늘 다정했고 나를 자랑으로 여겼던, 병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나를 끝까지 잊지 않았던 우리 할머니. 책을 덮은 뒤 엄마에게 할머니의 묵주를 받을 수 있는지 부탁했다. 할머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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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